현대차·산업은행 손잡고 … 모빌리티 벤처기업 육성

`제로원 2호 펀드` MOU 체결

현대차 180억·기아 120억에
산은 200억 등 총 745억 조성

AI·커넥티드카·목적기반차…
정보 공유·사업화 연계나설듯

완성차 생태계·금융협업 통해
혁신기술 스타트업 적극 지원

한국소비경제신문 승인 2021.02.05 17:46 | 최종 수정 2021.02.09 14:32 의견 0

현대자동차그룹과 KDB산업은행이 친환경차와 자율 주행차 등 미래형 모빌리티 분야 중소 벤처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이 협업해 중소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마중물`을 부어 상생하겠다는 포석이다. 1일 현대차그룹과 산업은행은 `제로원(ZER01NE) 2호 펀드`를 설립해 혁신 기술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특히 두 기관은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육성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하고 미래 모빌리티 분야 유망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협업하기로 했다. 제로원은 창의 인재를 위한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현대차그룹이 2018년 개설한 신개념 `개방형 협업(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이다. 현대차그룹이 직접 투자처를 선별해 운용한다.

당시 제로원과 함께 결성된 제로원 1호 펀드에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만 참여했으며 펀드 규모는 100억원 정도였다. 이는 미래 가치를 지닌 신생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해 융·복합 기술 혁명에 따라 급변하고 있는 대내외 시장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성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년간 제로원 1호 펀드를 통해 지분 투자와 프로젝트를 공동 수행하는 등 회사 간 경계를 넘어 다양한 지원을 해 왔다.

이번 제로원 2호 펀드는 총 745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현대차그룹 가운데 현대차가 180억원, 기아가 120억원, 현대차증권이 50억원을 출자한다. 이에 더해 산은이 200억원, 신한은행이 30억원을 출자해 투자자로 참여한다. 특히 현대모비스, 현대엠엔소프트, 현대트랜시스, 현대오트론, 현대엔지니어링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만도, 동희, 글로벌오토트레이딩, 코리아에프티 등 현대차그룹 협력사도 각각 출자해 투자자 대열에 합류했다.

이번 펀드의 주요 투자 대상은 미래 모빌리티와 친환경차, 인공지능(AI), 커넥티드카(정보기술(IT) 기반 양방향 소통 차량)를 비롯한 미래 신사업 분야 유망 스타트업이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나 목적기반차량(PBV) 등 최첨단 모빌리티 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까지 아우른다. 특히 그린 뉴딜로 점점 중요해지는 친환경 모빌리티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투자해 성장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2호 펀드는 국내 재계와 금융권을 이끄는 두 그룹과 주요 관계사가 손잡고 미래 신성장 동력 창출을 모색한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크다. 일단 현대차그룹은 이번 2호 펀드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기반으로 미래 혁신 기술의 내재화를 도모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도 지속적으로 탐지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펀드에 직접 참여하는 회사에는 현대차그룹 차원의 스타트업 정보 공유 행사인 라운드테이블 행사나 데모데이, 각종 콘퍼런스 등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펀드에 참여하지 않은 그룹사나 부품 협력사와 소통하는 자리도 마련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산은과 업무 협약을 맺고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 기술을 보유한 유망 스타트업을 지원하면서 관련 생태계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현대차그룹과 산은은 업계 동향에 대한 다양한 정보 공유를 바탕으로 두 기관이 보유한 역량을 결합해 새 사업 기회 창출과 개발 분야 경쟁력 강화 등을 도모한다. 가령 산은이 직접 발굴한 유망 벤처기업을 현대차에 소개한 뒤 필요하면 금융 지원까지 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양 사는 친환경 모빌리티 업계 동향 정보 공유, 발굴 기업 정보 공유, 공동투자 협력 체계 구축과 성장 펀드 공동 조성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신규 유망 사업 아이템에 대한 정보 교류와 사업화 연계, 신사업 협업사에 대한 자금 지원, 선행 투자사와 투자 예정 기업에 대한 공동투자와 육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힘을 합칠 예정이다.

산은은 이번 펀드를 통해 전통 자동차 부품 협력사들이 미래형 자동차 부품으로 사업을 재편할 수 있도록 관련 오픈 이노베이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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