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입주 아파트 줄어 … 전세 찾는 신혼부부 고된 신고식

3월 전국 입주 1.5만가구
4·5월 월 1만가구로 줄어
수도권 더 심각 내달 66% 뚝
입주 줄고 임대차법 타격
신규 수요자 전세난 심화

한국소비경제신문 승인 2021.02.26 15:35 의견 0

올해 초 월 2만가구를 넘겼던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다음달에는 1만5000가구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오는 4~5월에는 월 1만가구 수준으로 더 떨어져 봄 이사철에 전세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2일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오는 3월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4700가구로 이달보다 38% 급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월과 2월 입주 물량은 각각 2만252가구, 2만3786가구였다. 3월에는 특히 수도권 입주 물량이 줄고 지방 입주 물량이 늘어 수도권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3월 입주 물량은 수도권이 5598가구로 2월(1만6511가구) 대비 66%나 감소한다. 반면 지방 아파트 입주 물량은 9102가구로 전월 대비 25% 증가한다. 지방 아파트 입주 물량은 3월 전체 물량의 62%를 차지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는 아파트 입주 물량이 1분기와 4분기에 몰리다 보니 공교롭게 이사철 성수기인 4~5월, 9~10월에는 크게 줄어든다"며 "봄·가을 계절적 성수기에는 입주 물량 부족으로 전세 매물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새 아파트가 입주하면 해당 아파트의 약 70%가 전월세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데, 입주 물량이 줄며 전세 매물도 덩달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8월에 2만156가구까지 늘었다가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에 다시 줄어든다. 9월에는 1만5712가구, 10월에는 1만5052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작년 7월 말 시행된 임대차2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으로 전세 매물이 급감한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입주 물량마저 줄어 당장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신규 세입자들은 매물을 찾기가 힘들어졌다. 계약갱신청구권으로 기존 임차인이 전셋집에 2년 더 머무는 경우가 늘어 전세 매물이 급감한 가운데, 4년치 전셋값을 한꺼번에 받으려는 임대인의 '배짱 매물'이 늘어 전세보증금이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전세난이 격화한 작년 말에 비해 전세 매물은 소폭 늘었지만 전셋값 하락 폭은 크지 않아 세입자는 '비싼 전세'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무주택자에게 너무 가혹하다' '2021년은 전세대란의 해로 기억될 것 같다' 등 성토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일부 세입자들은 반년 전부터 매물을 찾아 나서는 등 '장기전'에 돌입하기도 했다. 전셋집은 통상 3개월 전에 구하는 게 보편화돼 있지만, 원하는 가격의 전셋집을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처럼 되다 보니 미리 발품을 팔아야 길거리에 나앉는 최악의 상황을 피한다는 얘기다.

직방은 4~5월에도 입주 물량이 월 1만가구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일부 지역의 전세난 심화를 우려했다. 직방은 "4월에도 수도권에서 2041가구만 입주하고, 5월에는 지방을 중심으로 입주 물량이 줄어 전체 입주 물량은 월 1만가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4~5월에는 수요자들 움직임이 많은 이사철인 만큼 입주 물량이 적은 지역에서 전세 매물을 찾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보유세 증가 등으로 전월세 시장이 '전세의 월세화'로 재편되고 있는 데다 입주 물량 감소, 저금리 기조 등으로 올해 전세 시장은 불안한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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