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가뭄' 속 삼성공채 시작 … 6천명 이상 뽑는다

13일까지 접수마감

240조 투자 발표 후 공채 나서
20개 계열사 일제히 채용공고

10~11월 온라인 GSAT 실시
반도체부문 경력공채도 진행중

한국소비경제신문 승인 2021.09.09 20:18 의견 0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 계열사들이 7일 삼성 채용 홈페이지에 공고를 게재하고 하반기 3급(대졸) 신입사원 정기채용에 돌입했다.

삼성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바이오로직스, 제일기획, 에스원 등 20개 계열사가 일제히 채용 공고를 냈다. 모집 대상은 내년 2월 이전 졸업 또는 졸업예정자로, 군복무 중인 경우 올해 12월 31일까지 전역 예정자여야 한다. 채용 규모는 예년보다 늘어난 6000명 이상이 될 전망이다.

삼성은 2010년대 초반부터 공채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삼성의 신규 채용 인원은 연간 1만명 안팎으로,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5000명 가량 뽑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지난달 24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3년간 4만명을 직접 채용하겠다고 밝혔다"며 "연간 채용 규모가 1만명 안팎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채용 규모를 예년 대비 30% 이상 늘린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이달 7~13일 지원서를 받고, 10∼11월 중 필기시험인 직무적성검사(GSAT)를 실시한다. 이후 11∼12월에 면접시험을 거쳐 최종 합격자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GSAT 일정은 1차 직무적합성평가를 통과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추후 공지된다.

삼성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지난해부터 GSAT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 공채 시험도 온라인 방식으로 한다. 응시자가 집에서 개인용 컴퓨터(PC)를 활용해 시험을 치르면서 스마트폰으로 모니터링 시스템에 접속해 본인과 PC 모니터를 촬영하고 감독관이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감독하는 방식이다.

이번 채용은 삼성이 지난달 3년간 240조원 투자, 4만명 고용 발표 후 처음으로 진행하는 공채다. 당시 삼성은 "3년간 약 3만명을 고용할 계획이었지만 첨단산업 위주로 고용 규모를 1만명가량 더 확대하기로 결정했다"며 "국내 채용 시장의 안전성을 위해 공채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은 당시 향후 3년간 반도체, 바이오 사업 등에 240조원을 투입하되 이 중 국내에 18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이에 따른 고용유발효과가 56만명에 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밝혔다.

SK그룹이 내년부터 신입사원 채용 방식을 수시채용으로 전환하기로 하는 등 최근 대다수 기업이 공채를 폐지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은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공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은 1957년 국내 최초로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한 기업이기도 하다. 당시 삼성물산 공채에 1200명이 지원해 27명을 모집한 것을 시초로 다수 기업이 정기 공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1993년에는 국내 최초로 대졸 여성 공채를 도입했고, 1995년에는 학력 제한을 완전히 없애는 '열린 채용'을 도입했다.

또 단편적인 암기 위주 필기시험을 폐지하고, 지원자의 종합적인 자질을 평가하는 직무적성검사를 도입했으며 2005년 대학생 인턴제, 2011년 장애인 공채 등 혁신적인 제도 도입에도 앞장섰다.

삼성은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모집공고에 앞서 지난 3일부터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 경력직 공채도 시작했다. 경력직 공채 서류 접수 기한은 오는 27일까지다. 학사 학위 보유자는 4년 이상 경력, 석사 학위 보유자는 2년 이상 경력이 있어야 한다.

채용 분야는 DS 부문 내 메모리사업부, 시스템LSI사업부, 파운드리사업부를 중심으로 반도체연구소, 테스트앤시스템패키지(TSP) 총괄, 글로벌인프라 총괄, 데이터정보기술(DIT)센터, 생산기술연구소, 종합기술원, 부문 직속 등이다.

사실상 모든 반도체 관련 사업에서 인력을 충원하는 셈이다. 선제적인 인재 확보를 통해 격화되고 있는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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