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2030인데 … 상위 20% 자산 8억7044만원, 하위는 2473만원

집값 뛰어 격차 1년새 33배→35배
소득 차이보다 부모 찬스가 영향

한국소비경제신문 승인 2021.10.13 11:18 의견 0

지난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등 자산 가격이 오르며 청년 세대 안에서도 자산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이른바 ‘부모 찬스’가 이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0ㆍ30대가 가구주인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1849만원이었다. 1년 전보다 2200만원(7.4%) 증가했다.

전체 평균 자산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주택 등 부동산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30대 등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부동산을 사들이는 ‘패닉바잉(panic buying)’ 현상이 벌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49만3570건 가운데 20대 이하(2만9687건)와 30대(12만3908건)가 31.1%를 차지했다.

부동산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자산 불평등은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20ㆍ30대 자산 하위 20%와 상위 20%의 격차는 2019년 33.21배에서 지난해 35.2배로 악화했다. 자산 하위 20%의 지난해 평균 자산은 2473만원으로 전년보다 64만원(2.6%)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상위 20% 자산은 더 큰 폭으로 늘어 7031만원(8.8%)이 증가한 8억7044만원이었다.

20대와 30대를 나눠보면 20대 가구의 자산 격차가 더 컸다. 상ㆍ하위 20% 간의 격차는 38.92배였다. 2019년 33.42배에서 5.5배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하위 20%의 자산(844만원)은 115만원(-11.9%) 감소한 반면, 상위 20%의 자산(3억2855만원)은 817만원(2.5%) 증가한 영향이다. 30대의 상ㆍ하위 자산 격차는 23.82배였다.

자산과 달리 소득 격차는 20대가 더 작았다. 지난해 20대 가구 상위 20%의 경상소득은 5262만원, 하위 20%의 경상소득은 2145만원으로 2.45배 격차가 났다. 30대 안에서는 3.05배로 차이가 컸다.

결국 20대 가구의 자산 격차는 일해서 번 돈보다 부모 등 다른 사람으로부터 이전받은 자본으로 형성된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청년이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시기가 늦어지면서 스스로 소득을 창출하고 자산을 축적할 기회가 더 줄었다”며 “이 때문에 상ㆍ하위 가구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이어 “교육 등의 기회를 더 공정하게 배분해 개인이 ‘인적 자본’을 쌓고 계층 이동의 가능성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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