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하루 확진 160만 신기록 … WHO "폭증 쓰나미 온다"

확진 급증에도 사망자 감소세
스페인·이탈리아 등 유럽국은
자가격리 기간 단축에 나서
WHO "위험성 지켜봐야" 경고

한국소비경제신문 승인 2021.12.31 21:24 의견 0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속에 전 세계 하루 확진자가 팬데믹(대유행) 시작 이래 역대 최고인 160만 명을 넘어섰다. 미국·영국·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등이 연일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확진자 폭증의 쓰나미가 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도 격리자 급증이 경제활동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영국·미국에 이어 일부 유럽 국가도 밀접접촉자의 자가격리 기간 단축에 나섰다.

지난 29일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가 집계한 전 세계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160만6530명을 기록했다. 전날 종전 기록(122만 명)에서 30% 이상 늘었다.

프랑스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29일 신규 확진자는 20만8099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도 29일 신규 확진자가 18만3037명으로 전날에 비해 1만4731명 늘었다. 스페인(10만706명)과 이탈리아(9만8030명)에서도 하루 최다 기록이 나왔다. 미국도 29일 신규 확진자 46만5670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일주일 신규 확진자의 58.6%(25일 집계)에 달하며 코로나19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해 온 중남미에서도 재확산 조짐이 일며,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의 28일 기준 신규 확진자가 각각 4만2032명, 4934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최근 7일간 신규 확진자가 급증한 데 비해 사망자는 감소세를 보인다. 29일 AFP통신 자체 집계에 따르면 이달 22~28일 사이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하루 평균 감염자는 93만여 명으로 역대 최다였지만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하루 평균 6450명으로 2020년 10월 말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미국·영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자가격리 완화에 나서는 등 기존 방역조치의 실효성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스페인 보건부는 28일 코로나19 감염 시 또는 확진자와 밀접접촉 시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이탈리아도 120일 이내에 백신을 접종했거나 감염 후 회복한 경우 자가격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 후 120일이 지났을 경우 자가격리 기간을 7일에서 5일로 단축했다.

앞서 영국은 지난 21일부터 백신 접종자의 확진 후 자가격리 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줄였고, 미국은 27일 백신 접종자와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에 한해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5일로 단축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이전과 달리 입원율과 중증도가 낮다는 연구결과도 자가격리 단축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초기 연구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종은 전염성이 높지만 치명적인 델타 변종보다 덜 심각한 질병을 유발한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9일 “전염력이 매우 높은 오미크론 변이와 델타 변이가 동시에 확산하면서 쓰나미처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지친 의료진에게 엄청난 압박을 가하고, 의료시스템을 붕괴 직전까지 몰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비상대응국장도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성 등과 관련해선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며 각국 정부가 규제 완화에 신중하길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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