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3% 최대 2.7억 … 토뱅의 파격 신용대출

대출 한파 계속되는 가운데
제1금융권 대비 이자 낮고
한도는 높은 상품으로 승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될 전망

한국소비경제신문 승인 2022.01.04 15:55 의견 0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내년부터 신용대출 문을 다시 연다. 지난 10월 은행 출범 직후 대출 한도 5000억원이 바닥나며 신규 대출을 중단한 지 두 달여 만에 재개한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금융 고객은 토스뱅크에서 최대 2억7000만원까지 연 3%대 초반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토스뱅크는 내년 1월 1일 오전 11시부터 신용대출 영업을 재개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기준으로 '토스뱅크 신용대출' 고시 금리는 연 3.33%다. 같은 날 다른 은행이 고시한 신용대출 일반 상품 최저 금리는 하나은행 3.39%, 케이뱅크 3.64%, KB국민은행 3.70% 등으로 토스뱅크보다 높다. 내년 1월부터 대출 우대금리를 인상해 최저 금리가 3.40%에서 2.80%로 낮아지는 우리은행 '우리 주거래직장인대출'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출 최고 한도도 2억7000만원으로 제1금융권 중 상위권이다. 일반적인 신용대출 상품 기준으로 한도를 살펴보면 우리은행 '우리 주거래직장인대출' 2억원, 하나은행 '하나원큐신용대출' 1억5000만원, 케이뱅크 '직장인신용대출' 1억5000만원 등으로 이보다 낮다. 토스뱅크보다 한도가 더 높은 대출 상품은 국민은행 'KB 직장인든든신용대출'(3억원) 등으로 손에 꼽힌다.

최대 1억5000만원 한도의 '토스뱅크 마이너스통장', 최대 300만원 한도의 '토스뱅크 비상금대출'도 재개된다. 이 밖에 토스뱅크는 대출 만기 이전 상환 시 부과하는 중도상환수수료를 없애고, 승진·이직·성실 상환 등으로 신용점수 상승이 이뤄지면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하도록 안내하는 등 혜택도 제공한다.

지난 10월 5일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에 이어 국내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첫발을 내디딘 토스뱅크는 같은 달 14일 신규 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정부의 가계부채 총량 규제 방침에 따라 올해 말까지 최대 5000억원까지만 대출해주기로 금융당국과 약속했는데 이 한도가 영업 시작 9일 만에 소진됐다. 이후 토스뱅크는 신규 대출 없이 연 2% 이율의 수시입출금통장 수신금액만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 은행은 최근 공지를 통해 내년 1월 5일부터는 1억원 초과분 이율을 0.1%로 조정하겠다고 한 바 있다.

토스뱅크가 이날 대출 재개를 발표한 데는 2022년 가계대출 총량에 대한 당국과의 교감이 바탕이 됐다. 올해 대출 공급 금액이 5000억원에 불과한 점을 감안해 시중은행처럼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5%대'와 같은 수치가 일률적으로 부과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규제와 무관하게 자기자본비율 8%를 기준으로 계산한 대출 가능한 금액은 총 6조8000억원가량이다.

막혔던 대출이 늘어나면서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토스뱅크는 출범 당시 2022년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42%까지 높이기로 당국에 계획안을 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고객의 신용점수를 진입장벽으로 삼는 대신 '건전한 중·저신용자'를 발굴해 폭넓고 합리적인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토스뱅크가 말하는 건전한 중·저신용자는 상환 능력이 있지만 금융 이력 부족 등으로 신용등급이 실제보다 낮게 책정된 고객 등을 가리킨다. 토스뱅크는 빅데이터와 결합한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바탕으로 이들의 실질소득을 최대한 실제에 가깝게 추정해 신규 대출 여력을 판단한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올해 건전한 중·저신용자로 분류된 고객은 제2, 제3금융권 대비 6~8%가량 낮은 금리로 토스뱅크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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