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와 생활] 코로나19가 바꾼 소비 풍토.. 이참에 국산으로 플렉스 한번 해볼까?

강재규 승인 2020.06.10 17:35 의견 0
국산 곡물(자료=한국물가정보 제공)


최근 긴급재난지원금이 국산 농산품 소비 증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가격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물가정보가 전통시장 내 주요 품목 30종을 선정, 지난 한 달간 가격 변화를 조사한 결과, 긴급재난지원금이 국산 농산품 소비 증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는 코로나19가 경제 다방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에는 계절적 요인으로 가격이 조금씩 오르내린 품목들도 보이지만, 특히 코로나19 재확산과 재난지원금 소비 등 코로나19로 인해 가격 변동이 일어난 품목들이 눈에 많이 띄고 있다. 

그중 특히 축산물과 곡물류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 가격 상승을 이끈 요인은 역시 긴급재난지원금이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대형마트, 온라인 이커머스, 백화점 등의 소비처에서 제외된 점. 

그리고 ‘공돈’이라는 인식에 전통시장을 찾은 손님들은 그동안 비싼 가격에 망설였던 국산품 구매에 비교적 쉽게 지갑을 열었고,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자 비축 심리까지 더해져 최근의 가격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축산물 중에서는 “이참에 한우로 플렉스(Flex: 돈 자랑을 한다는 유행어)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우 등 국산 축산물의 가격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가정 내 상차림뿐만 아니라 외식 풍토에서도 최근 한우와 한돈을 찾는 수요층이 많아 소고기와 돼지고기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곡물류는 일반미와 찹쌀을 포함해 여러 품목에서 가격이 올랐다. 이는 축산물 가격 상승과 비슷한 현상으로, 평소 수입산 곡물을 찾던 구매층이 이 기회에 국산을 찾고 있고 비교적 보관이 용이한 곡물류의 특성 때문에 사재기 움직임까지 더해져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 

조사처 상인에 의하면 “이미 오를 만큼 오른 곡물 가격이 더 올라가는 것도 걱정되지만, 이대로 재난지원금 사용 만료 기간인 8월이 지나면 곧 추수철이 다가오는데, 이 가격이 9월 이후 나올 햅쌀 시세에 반영되어 수요량 급감을 초래할 수도 있다”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한편, 견과류 중 잣과 채소류의 생강도 이번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품목은 계절적 요인에 더해 중국산을 수입하는 선박 운송에 차질이 생긴 게 가장 큰 원인으로 밝혀졌다. 

잣은 지난해 여름철 이상고온 현상과 가을장마에 이어 연이어 찾아온 태풍 등 생육 요건 저하로 그해 10월에 전월보다 4,000원 오른 34,000원에 거래되다가, 12월에 저장 잣이 소진되자 다시 6,000원 오른 40,000원에 거래되며 폭등이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의 큰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당시 조사처 상인 역시 너무 오른 가격에 앞으로 이보다 더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코로나19로 중국산 수입이 막힌 데 이어, 최근 국산 잣 소비가 늘며 가격이 다시 44,000원까지 올랐다. 

생강은 4월 말~5월 초에 씨생강(싹을 틔운 생강)을 파종하는데, 올해는 기온이 낮아 5월 중순에 주로 파종을 하게 되어 저장 물량이 줄어든 요인과 국내 씨생강의 50%를 차지하는 중국 수입 생강이 높은 가격에 수입돼 가격이 크게 올랐다. 

또한, 채소류는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인 개학, 외출 등 움직임에 일희일비했다. 학교 급식, 레스토랑, 항공 등 주요 납품처의 수요량에 따라 채소류 가격 변동이 있었다.

한국물가정보 홈페이지(www.kpi.or.kr)에서는 매주 생활물가 동향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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