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금리 무섭게 오른다

가산금리 최대 0.7%P 올라, 대출기준금리 상승폭의 2배
신용대출상품 年4%에 육박 … 우대금리도 축소 잇따라

한국소비경제신문 승인 2021.09.09 20:16 의견 0

은행 대출 금리가 무섭게 오르고 있다.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로 가산 금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가산 금리란 은행들이 운영 비용과 대출자 신용등급 등에 따라 자율적으로 매기는 금리다. 가산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출자들의 부담은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아울러 은행들이 당국 눈치를 보느라 뚜렷한 기준 없이 가산 금리를 올리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대출 상품의 가산 금리를 잇달아 올리거나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전세대출금리 가산 금리를 0.2%포인트 올렸다. 그동안 은행들은 실세 금리 상승에 따라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고객들에게 혜택을 주는 우대 금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금리를 올렸다. KB국민은행도 지난 3일 우대 금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전세자금대출과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각각 0.15%포인트 인상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책정하는 가산 금리를 본격적으로 올리기 시작하면 금리 인상 속도는 한층 더 빨라질 전망이다.

대출자들이 납부하는 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 금리를 더한 뒤 우대 금리를 빼서 정해진다. 가산 금리와 우대 금리는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기준금리는 신용대출의 경우 3개월 코리보 금리를,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는 코픽스 금리를 따른다. 은행들은 대출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손쉽게 가산 금리를 올리거나 우대 금리를 내려 대응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출 수요가 많다 보니 시장가격(금리)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가산 금리 인상 속도는 매우 빠르다. 6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NH농협 등 일부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취급한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신용등급 1~2등급 기준) 금리는 전년 같은 달보다 최대 약 0.7%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기준금리(코리보)가 0.2~0.3%포인트 오른 것과 비교하면 2배 넘게 빠른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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