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료도 포함시킨 카드사들 … 캐시백사업 혼란

3분기 사용액 계산서 제외된
백화점 지출 2분기에는 포함
결제액 '과다산정' 오류 속출

한국소비경제신문 승인 2021.10.13 11:11 의견 0

# 최근 정부 상생소비지원금을 신청한 A씨는 2분기 사용 실적을 보고 깜짝 놀랐다. 상생소비지원금은 2분기에 사용한 월평균 금액과 비교해 10·11월 사용 금액이 더 많을 때 캐시백(현금성 포인트 환급)을 받을 수 있는 제도인데, 2분기에 사용한 금액이 예상보다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카드사를 통해 사용 실적을 확인해보니, 어린이집 보육료와 기저귀 구매비 등이 정부 지원 바우처를 통해 환급받는 식이라 실제 결제 금액은 0원이지만 몇 십만 원이 매월 카드 결제액에 합산돼 계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바우처 신청이 불가한 A씨는 이번 지원금을 사실상 포기하기로 했다.

상생소비지원금 실적 계산을 놓고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실적이 계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 카드 지출이 실적에 잡히면서 '과다 산정' 문제가 불거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11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이번 상생소비지원금과 관련해 일부 소비자를 중심으로 실적 계산을 두고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일부 품목은 실적 인정 대상이 아닌데 2분기 실적에 포함돼 있거나 실적 인정 대상이 맞는데도 제외돼 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상생소비지원금은 월간 카드 사용액이 2분기 월평균 사용액보다 3% 이상이면 초과분의 10%를 현금성 충전금으로 환급해주는 제도다. 이를 위해 개인이 보유한 실적 제외 업종 사용액을 제외한 모든 카드 사용 실적이 합산된다. 상생소비지원금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일부 업종을 제한하되 소비지원금 특성상 국민 편의도 고려해 사용처가 설정됐다. 실적 인정 업종에는 중대형 슈퍼마켓, 영화관, 배달앱, 호텔, 학원, 편의점, 카페, 빵집 등 프랜차이즈 매장, 전통시장, 음식점 등이 해당된다. 다만 대형마트, 백화점, 대형 전자전문판매점, 종합 온라인몰 등에선 아무리 결제해도 실적이 인정되지 않는다.

가장 큰 민원은 실적 인정 대상 업종이 아닌데 실적 업종으로 인정돼 예상보다 높은 2분기 실적을 받은 사례다. 상품권, 카드사 포인트 충전금 등이 대표적이다. 연회비, 세금, 보험, 상품권, 선불카드 충전액 등은 비소비성 지출로 분류돼 이번 실적 산정에 포함되지 않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이런 상품에 대한 카드사 가맹점 분류가 제각각이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또 백화점 등 명백한 실적 제외 업종인데도 실적이 인정되는 등 실적 분류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은 사례도 있다.

이에 카드 업계 관계자는 "상생소비지원금 실적 산정과 관련해 포함되거나 제외되는 가맹점에 관해 관계 부처와 카드사가 추가 협의해 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 지원 바우처에 대한 실적 업종 포함 여부도 도마에 올랐다. 정부 지원금의 경우 실제 이용자가 지출하는 금액을 다시 지원받기 때문에 카드 사용액상에는 0원으로 계산되더라도 신용카드를 사용했기 때문에 사용 실적에 합산되기 때문이다.

결제 수단 사용에 대한 형평성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만약 2분기에 현금이나 지역화폐 등 신용카드 대신 다른 결제 수단을 많이 사용했다면 이번에 캐시백을 받기에 더 유리해지는 것이다. 그중에는 은행 계좌와 연동된 선불 체크카드를 이전에 많이 이용했다고 2분기 실적에 잡히지 않아 이달과 다음달에 다른 카드를 사용할 경우 캐시백을 받기 유리한 사례도 나왔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와 카드사 등은 협의를 통해 실적에 대한 이의신청이 접수된 건이나 실적 산정이 잘못된 가맹점은 확인을 통해 추후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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