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난에 수익성 악화 … 美 건강식 비욘드미트·오틀리 주가 '뚝'

인조고기 생산 비욘드미트
올해 실적부진탓 25% 하락
귀리 우유 원조업체 오틀리
상장일 대비 39%나 떨어져

"식물성 식품 시장 포화상태
높은 가격에 소비자도 외면"

맥도널드·KFC는 되레 상승

한국소비경제신문 승인 2021.11.18 22:31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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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건강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건 푸드(채식주의용 음식)' 대장주로 각광받았던 비욘드미트 주가가 최근 가파르게 떨어져 시장 눈길을 끌고 있다. '식물성 고기 제조업체' 비욘드미트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주가가 급등했지만 올해 말 이후 매출 전망이 좋지 않다고 밝혀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키웠다. 올해 하반기 두드러진 노동력 부족, 물류 운송 지연 등 공급망 대란 직격탄을 맞아 비용 부담이 커진 반면 소비 수요는 비용 부담을 기꺼이 감내할 만큼 탄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에서 귀리로 '식물성 우유'를 만드는 오틀리 주가도 고전하는 모양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는 비욘드미트 주가가 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8.61% 추가 급락했다. 비욘드미트는 본거래에서도 전날 대비 3.58% 떨어지며 1주당 94.48달러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 가격은 올해 연중 최고 가격(1월 27일·192.08달러) 대비 절반 수준이다.

비욘드미트 주가가 급락한 것은 이날 장 마감 후 회사가 2021년 3분기(7~9월) 실적을 발표한 결과 월가 예상보다 낮고 이전보다 저조한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이던 브라운 비욘드미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열린 실적 발표 자리에서 해당 분기 매출이 1억640만달러를 기록해 1년 전보다 13% 늘었다고 밝혔다. 팩트셋 집계 기준 월가 전문가들의 평균 전망치(매출 1억920만달러·1주당 0.37달러 손실)를 밑도는 성적이다. 해당 분기 기준으로 1주당 0.87달러 손실을 냈다. 비용이 매출보다 더 빠르게 증가해 순손실이 184.24% 늘어난 5481만6000달러를 기록한 탓이다.

브라운 CEO는 이날 "노동 비용과 공급망 문제 때문에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했고 이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 매출 목표치를 낮출 것"이라면서 "다만 고객층을 더 넓히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리고 생산시설을 확충할 것"이라며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하지만 경영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투자자들은 비욘드미트 주식을 집중 매도했다.

비욘드미트는 2019년 5월 3일 나스닥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환경운동가로도 활동 중인 할리우드 인기 영화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초기 투자한 업체로 유명세를 탄 가운데 같은 해 7월 26일 주가가 234.9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거품 논란 속에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후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퍼진 지난해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주가가 빠르게 회복했지만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올해 상반기 들어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비욘드미트는 KFC, 스타벅스에 이어 맥도널드 등과 손잡는 등 지난해부터 '식물성 고기' 본격 판매 확장에 나섰지만 월가에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로버트 모스코 크레디트스위스 연구원은 최근 고객 메모를 통해 비욘드미트에 대한 투자 의견을 보류에서 비중 축소(매도)로 조정하고 12개월 목표 주가도 123달러에서 75달러로 낮췄다.

모스코 연구원은 "우리는 식물성 식품 시장 경쟁이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고 본다. 앞으로 몇 년간 잠재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더 높은 가격에 이를 사먹을지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비욘드미트가 KFC나 맥도널드 등과 납품 계약을 맺었어도 최근 생산 여력상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언급했다.

10일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비욘드미트에 대해 목표주가를 제시한 월가 전문가 19명 중 절반에 달하는 7명이 매도 의견을 냈다. 나머지 9명은 보류, 3명은 매수 의견이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범위는 65~130달러인데 중앙값이 94달러다. 전문가 절반이 현재 시세에서 더 이상 주가 상승 여력이 없다고 본 셈이다.

사정은 귀리 음료 제조업체 오틀리도 비슷하다. '비건 푸드 유망주'로 꼽히던 오틀리는 올해 5월 20일 나스닥증권거래소에 상장했는데 이달 10일 주가가 12.36달러로 상장일(20.20달러)보다 38.81% 떨어진 상태다. 오틀리는 월가 전문가 18명 중 13명이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비건 푸드' 대표 종목들은 '정크 푸드'로 통하는 패스트푸드 업체들과 주가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패스트푸드 대장주 격인 맥도널드와 KFC를 거느린 얌브랜즈는 올해 주가 상승률이 각각 20.41%, 18.88%다. 반면 비욘드미트와 오틀리는 각각 24.76%, 38.81% 낙폭을 보였다. 한편 업계에서는 또 다른 미국 '비건 푸드' 업체인 임파서블푸드가 뉴욕 증시 상장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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