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데믹이 앞당긴 생명과학 혁신 … 헬스케어·바이오 창업 적기"

조슈아 마코어 스탠퍼드大 교수, 내달 5일 CES포럼서 혜안 제시

직접 생명과학기업 12개 창업
교수로 투자자로 다방면 활약

코로나 이후 인재 더 뛰어들고
다양한 학문·기술 융합도 활발
문제 해결하는 속도 더 빨라져
생명과학 혁신 기폭제로 작용

기술만 보고 창업 나서면 실패
환자의 시각서 기술 개발해야

한국소비경제신문 승인 2021.12.26 18:33 의견 0

'향후 5~10년 동안 생명과학 분야에서 혁신이 폭발할 것이다.'

조슈아 마코어 스탠퍼드대 바이오디자인센터장(교수)은 매일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이 생명과학 영역에서 혁신이 가장 탄생하기 좋은 시기이며 향후 10년 동안 새로운 혁신들이 대거 나타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화이자 전략혁신그룹에서 일하다가 나와서 1996년 역류성식도염을 막는 조직 팽창 기법을 만드는 회사(엔도매트릭스)를 창업해 바로 그 이듬해 매각하는 것에서 출발해 이후 지금까지 무려 12개 생명과학 기업의 창업자로 활동한 인물이다.

그뿐만 아니라 치료용 장비들을 만드는 회사들의 창업을 지원하고 투자 유치까지 연결시키는 실리콘밸리의 전문 초기투자회사(액셀러레이터) '익스플로러메드'를 창업해서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는 투자자이기도 하다.

여기에 실리콘밸리의 최고 벤처캐피털 중 하나인 NEA(뉴엔터프라이즈어소시에이츠)의 스페셜파트너로도 활동하면서 작은 혁신들을 기업으로 만드는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는 스탠퍼드대에 바이오디자인센터를 만들어 학생들과 함께 연구한 혁신들을 창업으로 연결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스탠퍼드대 바이오엔지니어링 교수이기도 하다. 이처럼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는 그가 생명과학 영역의 혁신환경이 지금처럼 좋을 수 없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그가 혁신환경이 좋다고 주장한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가장 먼저 코로나 이후 생명과학 혁신을 위해 뛰어드는 젊은이들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그가 일하는 스탠퍼드대 바이오디자인센터는 매년 다수의 학생들과 창의적 아이디어로 생명과학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들을 연구하고 있는데, 최근 이 분야에 대한 지원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학문과 기술들의 융합 또한 폭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분석만 해도 분자기술, DNA기술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데이터, 인공지능, 소셜미디어,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기술들이 융합되고 있다. 이런 융합 덕분에 문제를 해결하는 속도 또한 빨라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마코어 센터장은 "코로나로 인해 현재 몸이 아픈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건강에 대한 인식이 늘어났다"며 "이는 헬스케어 혁신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를 한층 끌어올릴 요소"라고 했다.

그는 이런 시기에 혁신을 만들어 내기 위해 몇 가지 조언을 했다. 먼저 기술에서 시작할 것이 아니라 환자의 고통에서 시작하라는 것이다. 많은 프로젝트들이 기술을 보고 그 적용사례들을 찾는데, 자신이 그렇게 창업한 곳들은 실패했다는 것이다. 그는 "환자와 의사, 그리고 서무진의 결제 및 의료시스템 등을 종합적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 숨겨진 필요성을 찾는 것이 바로 창업의 시작"이라며 "내가 창업해서 성공한 기업들은 대부분 그런 방법들을 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코어 센터장은 만성축농증 환자들이 갖고 있는 고통에서 출발해 이를 덜기 위한 기술을 연구하다 풍선을 삽입하는 장치를 만드는 회사(어클라런트)를 창업해 2010년 존슨앤드존슨에 매각했다. 여성들의 모유 착유가 불편하다는 문제점을 보고 브래지어를 찬 채로 모유를 착유할 수 있는 펌프를 만드는 회사(윌로)를 창업해 현재 미국 등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보청기를 착용하는 사람들이 귀 내부 공기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각종 감염 등에 노출되는 것을 보고 공기가 잘 통하는 보청기를 만드는 회사(이어고)를 창업했다. 이 밖에도 몸이 아픈데 어디가 아픈지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하여 어디부터 점검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기술회사 '다츠(DOTS)'도 세웠다. 모두 기술이 먼저가 아니라 문제점을 먼저 봤기 때문에 만들 수 있었던 회사들이다.

그는 "이런 회사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산업영역을 따지지 않고 창업 초기부터 상장 이후까지 단계를 가리지 않고 투자를 계속해 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데, NEA 같은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회사들이 그런 선례들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고 했다. NEA는 우버, 세일즈포스, 바이트댄스, 워크데이, 로빈후드, 클라우드플레어, 몽고DB 등과 같은 기술기업들에 투자한 벤처캐피털로서, 인텔과 AMD의 원조 격인 '페어차일드반도체'를 존재할 수 있게 했던 전설적 투자자 아서 록이 만든 투자회사의 최고운영자가 1977년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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