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 2000개 커피 3000개 편의점 5000개 늘었다 '코로나 치킨게임'

통계청, 2020 프랜차이즈 분석

편의점 4만6371개 500가구당 1개꼴
코로나로 일자리 줄고 배달 호황
가맹점 창업 몰리며 경쟁 격해져
점포 매출 편의점 -12%, 카페 -15%

한국소비경제신문 승인 2022.01.04 15:58 의견 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소상공인 피해가 컸던 지난해 1년이었지만, 프랜차이즈(가맹) 매장 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는 주춤한데 가맹점은 포화상태라 가맹점끼리의 ‘치킨 게임’이 더 심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프랜차이즈 조사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전국 가맹점 수는 23만5709개였다. 전년(21만5188개)보다 2만521개(9.5%) 늘어난 것이다. 가게 수로는 편의점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4만6371개의 편의점이 영업중이다. 편의점은 새 매장이 생기는 속도도 가파르다. 2019년만 해도 편의점은 4만1394개였는데 1년 새 4977개 편의점이 새로 생겼다(12% 증가).

편의점 다음으로 한식, 치킨집과 카페 순으로 가맹 매장 수가 많았다. 한식 프랜차이즈는 지난해 5095개(16.5%)가 늘어 3만6022곳에 달했다. 편의점보다 증가 폭은 더 크다. 치킨집은 1980개(7.7%)의 매장이 늘면서 2만7667개가 됐다. 가맹점 중 증가세가 가장 가파른 것은 카페다.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은 2019년(1만8350개)보다 16.4% 늘어 지난해는 2만1360개에 달했다.

지난해 말 기준 세대 수(2039만3108세대)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498가구당 1개꼴로 편의점, 641가구당 1개꼴로 한식집이 있다는 뜻이다. 프랜차이즈 치킨집도 835가구당 1개꼴로 영업했다. 가맹 매장만 집계한 것으로, 개인이 따로 운영하는 매장까지 합치면 ‘편의점 공화국’, ‘치킨 공화국’, ‘카페 공화국’으로 불릴 만 하다.

코로나19로 대면 소비가 주춤했음에도 가맹 창업이 증가한 것은 배달 주문이 호황을 누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17조4000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78.6% 늘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다른 대면 서비스업이나 일용직 일자리가 줄어 퇴직자·은퇴자가 프랜차이즈 창업으로 내몰린 측면도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프랜차이즈는 가맹 형태로 많은 자본을 필요로 하지 않고, 특별한 전문성이나 기술 없이도 가능해 진입 장벽이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맹점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성도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코로나19로 외식 소비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가맹점 수가 늘다 보니 소상공인 피해는 더 커졌다. 가맹점 한곳당 매출을 보면 전체 평균 9% 감소했다. 한식의 경우 지난해 가게당 연 매출 2억4800만원으로 1년 전(3억600만원)보다 5800만원(18.7%)이나 줄었다. 편의점은 지난해 가게당 매출이 4억9400만원으로 6600만원(11.9%) 줄었고, 카페는 전년보다 14.7% 감소해 평균 1억7900만원에 불과했다.

2019년 평균 연 매출 2억원을 넘겼던 치킨집은 다시 1억9900만원으로 쇠퇴했다. 다만 배달 수요 탓에 치킨집 매출 감소율은 3.5% 정도였다. 호프 등 주점의 연매출은 1억5200만원으로 1년 새 2900만원(15.9%) 줄어 코로나19의 영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가맹점당 종사자 수는 지난해 평균 3.4명으로, 전년도(3.9명)보다 0.5명이 줄었다. 가게 사정이 나빠져 알바를 줄이거나, 새로 문을 연 가맹점은 키오스크 등을 쓰면서 인건비를 최소화한 것이 수치로 나타났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업 구조조정 등으로 퇴직자는 쏟아지고 일자리는 크게 늘지 않아 가맹점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배달이 용이한 업종으로 창업이 몰리고 있는데 코로나19 이후에는 배달 수요 조정도 있을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살아남기 위해 결국 업주는 자신의 근로시간을 늘리고, 직원은 줄이는 형태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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