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콜라·잼 … 美 생활물가 무섭게 뛴다

원자재·곡물가격 상승 여파
코카콜라·호멜푸드 이어
P&G, 생필품값 인상 예고

3월 소비자물가 2.6% 올라
2018년 이후 최대폭 상승

파월 "2%넘는 인플레 안돼"
연준 긴축정책 선회 가능성

한국소비경제신문 승인 2021.04.22 18:53 의견 0

미국을 대표하는 생활용품과 식음료 업체들이 줄줄이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나서면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 상승이 서민 생활에 밀접한 제품 가격을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예상보다 앞서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소비재 기업인 프록터앤드갬블(P&G)은 오는 9월부터 아기용품과 성인용 기저귀, 여성용품 가격을 인상한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가격 인상률은 한 자릿수 후반대라고 발표했다. P&G 경쟁사인 킴벌리-클라크도 6월부터 하기스 기저귀와 화장지 등 제품 가격을 올리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식음료 업체들의 가격 인상 예고도 잇따르고 있다.

전날 코라콜라는 제품을 특정하지 않은 채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 계획을 알렸다. 또 다른 식품 대기업 JM스머커도 피넛버터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서 애완동물 사료 가격도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호멜푸드는 지난 2월 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칠면조 제품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공표했다.

기업들은 세계적인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으로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작년 하반기부터 경기 회복 기대감에 공급 제약과 막대한 유동성이 맞물리며 원자재·곡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2월 텍사스 대규모 정전을 촉발한 한파 탓에 화학 공장이 폐쇄되면서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화합물 가격이 수년래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것도 영향을 끼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형 소비재 기업이 마지막으로 큰 폭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은 2018년이었다"며 "당시 펄프 가격이 오르자 기저귀, 화장지를 포함한 제품들 가격을 인상했다"고 전했다.

식품은 밀, 설탕, 대두 등의 가격이 급등하며 식품 회사의 원가 부담이 커졌다. 미국 최대 케첩 제조사인 크래프트하인즈의 미겔 파트리시오 최고경영자(CEO)는 2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은 곡물과 관련된 모든 곳에 있다"며 특정 품목 가격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두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 후발 주자들도 이를 따르는 `가격 인상 도미노`가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생필품 가격이 잇달아 오르면서 물가상승률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2.6% 오르며 2018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당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목표한 상승률 평균 2%를 웃도는 수치다.

물가상승률이 큰 폭으로 높아지면 연준의 초완화적 통화정책 종료를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브라이언 렐링 웰스파고 글로벌채권전략책임자는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기간이 길어지면 연준의 테이퍼링(Tapering·자산 매입 축소)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8일 릭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우린 2%를 크게 넘는 인플레이션이나 이 정도의 인플레이션이 오래 지속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경제 진전이 빨라지면 정책의 입장에 대한 조정이 더 빨리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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