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동맹 우리와 맺자' 美·中, 동시에 한국 압박

美, 한미일회의서 "반도체 동맹"
中, 한중외교회담서 "5G 협력"

한국소비경제신문 승인 2021.04.22 21:38 의견 0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중이 동시에 한국과 '기술 동맹'을 원한다고 밝혔다. 미·중 간 신냉전시대에 정보기술(IT)을 둘러싼 패권 전쟁이 가시화하면서 한국의 전략적 입지와 선택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과 미국 워싱턴DC 인근 해군사관학교에서 한·미·일 안보실장회의를 개최했다. 북핵 관련 내용이 주요 의제로 거론된 가운데 미국이 중국과의 기술경쟁에서 중요한 전략 품목으로 여기는 반도체 문제도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고위당국자는 회의를 앞두고 언론 브리핑에서 "한·미·일 3국은 반도체 제조 기술의 미래에 관한 열쇠를 쥐고 있다"며 "우리는 민감한 공급망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데 대한 중요성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오는 12일 경제뿐만 아니라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3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도 중국은 한국과의 기술 협력을 중요 의제 중 하나로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회담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중국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하며, 5G·빅데이터·녹색경제·인공지능·집적회로·신에너지·보건산업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정 장관을 만나기에 앞서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외교장관과도 연쇄 회동하면서 5G 및 디지털 경제 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한편 북핵 관련 논의도 활발히 이뤄졌다. 한·미·일 3국 안보실장회의에서는 '북·미대화 조기 재개 노력'이,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는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이 각각 강조됐다. 한·미·일 안보실장회의 직후 나온 성명에서는 "비핵화를 향한 3국 공동 협력을 통해 이 문제에 대응하고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정 장관은 "한반도 정세의 안정된 관리와 평화 프로세스가 실질적으로 진전될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계속 적극적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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