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장착 대기업에 투자 뭉칫돈 ··· '녹색펀드' 3조 몰렸다

한국소비경제신문 승인 2021.04.25 15:59 | 최종 수정 2021.04.25 16:03 의견 0


기업 잘돼야 국민도 행복

기업 변신 이끄는 '친환경'

주식 투자에 적극적인 30대 여성 최모씨. 그의 주식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친환경 테마가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얼핏 보면 국내 주요 대기업 종목만 담은 것처럼 보이지만 수소에너지와 그린모빌리디, 친환경 섬유 등으로 구분된다. 올해 초 최씨가 투자한 친환경 섬유 업체는 3개월 만에 주가가 2배 이상 뛰었다. 올해 초 최씨가 투자한 친환경 섬유 업체는 3개월 만에 주가가 2배 이상 뛰었다. 최씨는 "과거 친환경 테마는 일부 특정인들의 관심사로 여겨졌지만 이젠 완전히 분위기가 달라졌음을 실감한다"고 말한다.

'친환경'이 기업 변신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ESG경영(환경·책임·투명경영)의 한 축을 담당하는 친환경은 이제 주주들이 기업에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사업 분야가 됐다. 최근 각 기업이 수소 사업 등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 재계 관계자는 6일 "기업이 수소 등 친환경 사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는 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 대전환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사실 주주와 시장이 이를 강력하게 원하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지금은 주주들이 기업의 친환경 사업을 투자의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친환경 사업 하냐, 안하냐가 기업가치 판단하는 기준으로

SK, 수소생태계 구축 전력 한화, 美 태양광 사업 진출

효성, 페트병으로 섬유 뽑아

친환경 펀드규모 1년새 3배로 年수익률 80% 넘어 '대박'

실제 테마별로 분류한 국내 펀드 가운데 친환경 분야 ESG펀드(주식·채권형)와 녹색성장펀드의 설정액 규모는 최근 1년 새 3배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날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을 기준으로 국내에서 운용되는 36개 주식형 ESG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4월 초 3161억원에서 이달 초 1조 1715억원으로 270%나 증가했다. 특히 30개 녹색성장펀드나 설정액은 지난해 4얼 초 1505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초 5100억원을 거쳐 지금은 1조 3503억원으로 불어났다. 채권형 ESG펀드까지 합쳐 이들 친환경 펀드 총설정액 규모는 지난해 4월 1조417억원에서 1년 만에 3조 462억원으로 커졌다. 수익률도 쏠쏠하다. 주식형 ESG펀드의 이달 5일 기준 1년 수익률은 85%를 웃돌고, 녹색성장펀드의 경우에도 79%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에서도 ESG 관련 금융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된 ESG 관련 상장지수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520억 달러로 2019년 대비 220% 이상 증가했다. 올해 역시 지난달 기준 610억달러로 연초보다 1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ESG 관련 두자 이슈로 △폐기물 △수자원 △자연재해 등 인프라스트럭처 관련 사항을 꼽았다. 한세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ESG 관련 데이터나 산업지식, 전문성 등의 부족은 펀드 운용 시 ESG 정책을 적용하기 어려운 요소로 꼽힌다"고 말했다.

강대승 DB 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에게 ESG 정보는 충분히 제공되지 못했다"면서 "ESG 상품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친환경과 거리가 있지만 ESG 상품인 것처럼 소개되는 그린워싱 상품(친환경 위장) 등은 걸러지게 될 것" 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대형 사업 전개로 수익만 끌어올리는 기업이 아니라 환경과 미래에 투자하는 기업들에 일반인들이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며 투자하고 있는 점은 최근 한국 대기업들의 움직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SK(주)는 올해 1월 미국 수소 업체 플러그파워 인수로 친환경투자의 포문을 열었다. SK(주)와 SK E&S가 총 1조 8500억원을 투자해 플러그파워 최대주주가 되며 에너지 기업으로 변신을 예고했다. SK(주)는 2025년까지 국내에 28만t 규모 친환경 수소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SK는 2012는 2012년부터 올해 초까지 총 26조원 이상을 타 기업 인수·합병과 전략적 투자에 쏟아부었다. 상시 가동하는 SK의 투자 부서는 M&A나 합작, 전략적 지분투자 대상을 매일같이 물색해 경영진에게 직접 보고한다.

한화그룹의 친환경 에너지 영토 확대 역시 주목할 만하다. 한화는 최근 태양광·수소 사업등와 관련한 M&A와 합작회사(JV) 설립을 진행 중이다. 한화에너지는 올해 초 프랑스 토탈과 JV를 설립해 미국 시장에서 2조원대 태양광 사업을 함께 추친하기로 했다. 토탈 역시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태양광셀 생산능력 1위인 한화와 손잡았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말 미국 수소탱크 업체인 시마론을 인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효성 티앤씨도 친환경 섬유로 밀레니엄 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친환경 섬유 리젠 등을 생산하는 효성티앤씨는 주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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