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 노후자금까지 '코인 한탕' 가세

올1분기 60대 이상 5만7천명 거래소 가입, 4천억원 투자
온라인 거래 서투른 금융소외층 … 당국은 보호않고 뒷짐

한국소비경제신문 승인 2021.05.08 16:27 의견 0

60~70대 노년층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액을 크게 늘리고 있다. 올해 들어 3개월 동안 국내 60대 이상 노년층이 4000억원가량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2030세대의 전유물로 보였던 가상화폐 투자에 노년층까지 가세하면서 코인광풍이 모든 연령층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을 활용한 투자에 서툰 노년층의 피해가 예상되는데도 금융당국은 가상화폐가 '투자'가 아닌 '투기'일 뿐이라며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2일 가상화폐 업계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에 국내 4대 가상화폐거래소(빗썸·업비트·코인원·코빗)에 가입한 60대 이상 인구는 5만7280명으로 조사됐다.

60대 이상 노년층이 이들 4대 거래소에 가상화폐를 사겠다며 맡긴 돈은 4070억원이다. 한 사람당 711만원을 예치금으로 맡긴 것이다. 전 연령 평균 예치금인 354만원의 두 배 수준이다. 또 노년층의 올해 1분기 가상화폐 거래량은 3252만7598회로 전체(19억3025만건)의 1.7%를 차지했다. 노년층의 경우 다른 연령보다 더 많은 돈을 가상화폐에 투자하면서 거래는 적게 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노년층이 이 같은 가상화폐를 다루는 온라인 환경에 익숙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달 30일 찾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빗썸 강남센터에는 60대 이상 투자자들이 태블릿PC는 물론 노트북까지 들고 와서 애로사항을 해결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로그인 등 전산 오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문한 사람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노년층을 위해 빗썸과 코인원 등 거래소들은 지난달부터 오프라인 고객센터를 열어 가상화폐 매매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노년층은 온라인 거래가 서툴러 주문을 내다 실수를 할 수 있고 코인시장 특성상 노후자금을 몽땅 날릴 수도 있다"며 "금융당국이 이러한 소외계층에 대해서는 별도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존 금융권에도 가상화폐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올해 초부터 가상화폐가 급등하면서 중장년층의 문의가 시작됐고, 최근에는 고령층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의 설명이다.

이들의 공통된 질문은 가상화폐를 투자자산으로 볼 수 있는지, 투자를 할 경우 어떻게 하는지, 이익·손실 가능성은 어떻게 되는지 등이다.

여기에 가상화폐 투자를 통해 거액을 번 사람들이 PB센터를 찾는 모습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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