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는 양치기? … "완전자율주행 수십년 걸린다"

WSJ 보도 … 레벨5 올해 못 내놔
테슬라 발표 오해 소지 있어

다른 회사보다 앞선 것은 사실

한국소비경제신문 승인 2021.06.09 15:37 의견 0

과대 포장인가? 비전 제시인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자율주행 비전에 대한 현실성 논란이 미국에서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머스크 CEO는 그동안 수차례 '완전자율주행(Full Self Driving)'이 수년 내 이뤄질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미국 언론과 애널리스트들은 '과도한 포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최근 마켓워치에서 "머스크는 자율주행에 대한 과장된 포장을 그만둬야 한다"는 강경한 칼럼을 실은 데 이어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는 "머스크가 뭐라하건 간에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데 10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단 WSJ 보도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머스크는 2015년 자율주행차가 2~3년 내로 나올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올해 1월에도 머스크는 완전자율주행이 2021년 안에 나온다고 장담했지만 '시넷' 등의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 자율주행 담당 엔지니어는 캘리포니아 차량관리국과 주고받은 문서를 통해 올해 레벨5 수준의 완전자율주행 차량을 내놓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WSJ가 취재한 인공지능(AI) 시스템엔지니어링 자율주행 연구자들은 자율주행차 개발에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 역시 최근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다. "지금의 도로 시스템은 시각적 이미지 처리를 통한 생체신경망에 기반해 디자인돼 있기 때문에 사람의 조작이 없는 일반적인 완전자율주행이 작동하려면 현실세계에 AI를 적용하는 대부분 문제들이 해결돼야만 한다."

WSJ나 마켓워치 등이 머스크를 비판하는 대목은 테슬라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풀셀프드라이빙(FSD)'이라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실제로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완전' 자율주행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가 종종 "완전자율주행이 곧 이뤄진다"고 발표하는 것은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이며 오해의 소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회사 주가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는 원인 중 하나였다는 지적이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완전자율주행차 기술이 언제 도입될지는 불투명하다. 디네시 마노차 메릴랜드대 교수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20년 동안 자율주행 기술은 택시기사를 대체하기보다 그들의 안전을 높여주고 운전 환경을 개선시키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율주행에 대한 기대감이 과하다고 하여 다른 회사에 비해 테슬라가 가장 유리한 위치라는 사실마저 지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실리콘밸리에서 나오고 있다. 구글 웨이모가 CEO와 CFO를 교체하는 상황이지만, 테슬라는 전 세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회사 중 가장 많은 데이터를 축적해 나가고 있는 것이 맞기 때문이다.

머스크만이 자율주행 비전을 강하게 주장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2015년 머스크가 "3년 안에 완전자율주행차를 내놓겠다"고 발표한 이후 폭스바겐은 "2019년까지 내놓겠다"고 장담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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