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 갈데가 없다 강북 절반이 5억 이상

중간 가격, 서울 전체 6억 강남 7억
강북 1년 새 1억 2500만원 치솟아
작년 7월 임대차법 이후 되레 급등
"세입자 안정" 정부 자화자찬과 딴판

한국소비경제신문 승인 2021.09.07 18:30 의견 0

서울 강북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중간값)이 사상 처음으로 5억원을 넘었다. 중위가격은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의 중간 가격으로 강북 아파트 전세 매물 절반 이상이 5억원을 넘는다는 의미다. 또 금리 인상, 대출 규제, 공급 확대책 발표 등 정부가 아파트값 상승세를 막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주간 기준)은 7주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고, 전국 아파트값도 2012년 통계 작성 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KB국민은행 리브 부동산의 ‘8월 주택가격 동향’(지난달 16일 기준)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북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은 5억433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3억7858만원)과 비교하면 1년 사이 1억2575만원, 약 33% 올랐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강북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은 3억원대를 꾸준히 기록하다 지난해 7월 말 임대차 2법 통과 이후 9월 4억원대를 넘어섰고, 11개월 만에 5억원대를 돌파했다.

서울 전체의 중위 전셋값은 지난해 8월 4억6876만원에서 6억2648만원으로 약 1억6000만원 올랐다. 지난 1년간 34% 상승했다. 강남의 경우 5억4746만원에서 7억3606만원으로 1억9000만원이 올랐다.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월세 계약 갱신율이 늘어났고 세입자의 주거 안정성도 높아졌다는 정부의 자화자찬과 시장의 분위기는 전혀 다른 모양새다.

지난달 전국의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3억1149만원이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2억원대를 유지했지만 지난 6월 처음으로 3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매달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공인중개업소를 통해 분석한 지역별 시황을 보면 “전세 매물 부족” “전세 매물 희소함” 등과 같은 의견이 압도적이다.

아파트 전셋값이 전달 대비 2.56% 올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은평구의 경우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로 신규 전세 물건이 부족하고 가격도 강세”라는 분석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연구실장은 “당장 주택을 공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임대차 2법을 유예하고 임대차 신고제를 통한 거래 정보를 모아 분석한 뒤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진단했다.

치솟는 전셋값에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전세보증금 대출 상품의 기준이 시세와 동떨어지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정부가 주택도시기금으로 제공하는 유일한 전세자금 대출 상품인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의 경우 전세보증금이 수도권 3억원 이하, 지방 2억원 이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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