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이슈] '가습기 살균제' 조정안 7개 업체 수용…옥시·애경산업 "수용못해"

조정위 "조정 내용과 향후 계획 등 조만간 입장 밝히겠다"

강재규 승인 2022.04.06 22:56 | 최종 수정 2022.04.06 22:57 의견 0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회원들이 지난 3월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옥시RB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옥시RB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가습기 살균제 실화를 다룬 영화 '공기살인'이 오는 22일 개봉하는 가운데 피해 구제 조정안이 사실상 무산될 공산이 높다.

조정안에 따라 가장 많은 분담금을 내야 하는 옥시레킷벤키저·애경산업 두 기업이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6일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 피해보상을 위한 조정위원회 등에 따르면 조정에 참여한 가습기 살균제 제조·유통 9개 기업은 4일 조정위 측에 최종 조정안 동의 여부를 전달했다.

SK케미칼·SK이노베이션·LG생활건강·GS리테일·롯데쇼핑·이마트·홈플러스 등 7개 업체는 조정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옥시레킷벤키저와 애경산업 두 곳은 조정안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조정위가 약 6개월간 양측의 의사를 듣고 내놓은 이번 조정안에는 피해자 유족에 2억∼4억원, 최중증(초고도) 피해자들에 연령에 따라 최대 5억여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9개 기업이 이를 위해 마련해야 하는 재원은 최대 9240억원 수준으로, 가습기살균제 판매율이 가장 높은 옥시는 절반 이상을, 애경도 수백억원을 분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옥시 등은 이미 이번 사태로 수천억원을 피해자들에게 기지급한 만큼 이 이상의 비용은 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단체들도 조정안을 받아들일지 의견이 분분하고 반대하는 이들도 있지만, 기업들이 돈을 내지 않는다면 찬성한다고 해도 보상금을 받기는 사실상 어렵다.

조정위는 조정 내용과 향후 계획 등을 정리해 조만간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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