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딜 충격 컸던 카뱅 오늘 기관물량 해제에 촉각

이번주 기관 의무보유 해제

50만원 회복한 크래프톤
97만주 물량 이겨낼지 주목

한국소비경제신문 승인 2021.09.07 18:35 의견 0

올해 상장한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에 대한 기관들의 의무보유 확약 물량이 잇따라 풀리면서 주가 하락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 의무보유 물량 해제는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이들은 상장 시 고평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대표적인 종목이기 때문이다.

6일 풀리는 카카오뱅크 314만1600주는 기관들이 공모 당시 1개월 의무보유를 확약한 수량으로, 기관 배정 3602만여 주 가운데 약 8.7%에 해당한다. 앞서 지난달 20일께 15일 의무보유 7만9000주가 해제된 바 있지만 이같이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나오는 것은 상장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이들 종목이 본격적인 고평가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목표주가 평균은 7만원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3일 기준 8만800원으로 시가총액은 38조3881억원에 이른다. 금융주 시가총액 2위 KB금융(21조9962억원)의 약 1.7배에 달한다. 지난달 6일 증시에 상장된 카카오뱅크는 고평가 논란 속에서도 이달 3일까지 주가가 약 15.76% 상승했다. 주가는 상장 이후 오름세이지만 기관 물량이 풀리면 주가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우정사업본부의 1조원 규모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에 지난 2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7.77% 급락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를 규제산업인 '은행'으로 볼 때 성장성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으로 본다면 성장성이 높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은행'이라는 점이 고평가의 가장 큰 근거다.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는 "전 세계 최대 은행 플랫폼 기업이라는 이유로 상장 초기 낙관적 기대가 반영되면서 2022년 이익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98배라는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골드만삭스는 주가에 성장성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점을 들어 카카오뱅크에 대해 '중립' 투자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크래프톤은 카카오뱅크와 달리 상장 이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공모주 일반 청약 흥행에 실패한 크래프톤은 지난달 10일 상장 이후 한때 주가가 공모가(49만8000원)보다 18% 이상 낮은 40만원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다만 크래프톤이 '게임 대장주'로 최근 주가가 50만원대로 회복된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크래프톤이 최근 중국의 게임산업 규제 등으로 게임업종의 투자심리가 악화됐지만 신작 흥행 여부가 고평가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작 출시가 없는 크래프톤의 예상 영업이익은 연 6000억~7000억원 수준으로 기업가치 부담이 존재하지만 신작 뉴스테이트가 흥행에 성공할 경우 기업가치 상승 여력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대어급' 기업들이 잇따라 증시에 상장되면서 기업공개(IPO) 공모금액이 사상 최초로 16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0년 공모액을 훌쩍 넘어선 수준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3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73개 기업에 몰린 공모금액은 총 16조11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95개사가 상장하면서 몰린 공모액(5조9355억원)의 3배 가까운 수치다. 연간 공모액이 10조원을 넘는 것도 2010년(10조1453억원) 이후 11년 만이다. 지난달 10일 상장한 크래프톤이 IPO로 4조3098억원을 조달하며 2010년 4조8881억원을 공모한 삼성생명에 이어 역대 2위 공모금액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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