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석유⋅플라스틱이 ‘기후 재난’ 불렀다

세계 각국, 친환경 생수 페트병 재활용⋅생분해성 소재 개발 ‘열풍’

한창세 기자 승인 2024.09.03 19:15 | 최종 수정 2024.09.03 19:18 의견 0

▲ 세계가 미세플라스틱 문제로 심각한 상황에서 생수 페트병이 인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각국이 노력하고 있지만, 상황은 쉽지 않다. 해결 방안은 재활용 확대다. 플라스틱 재활용 강화와 플라스틱 쓰레기 감축과 대체 소재 개발을 통한 생분해성 소재나 자연 친화적 대체재를 개발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 한국소비경제신문

호수⋅강물 자원 활용한 유럽, 수돗물 관리 엄격 안전한 식수 음용
한국, 8월 폭염으로 물 소비 급증... 친환경 생수 페트병 개발 요구

농경사회를 이루며 살던 인류는 석유가 발견되면서 산업의 대혁명을 이뤘다. 석유 문명은 플라스틱을 만들었고, 플라스틱 없는 인류문명은 곧 멸망이다.

플라스틱 시대 21세기 인간을 ‘호모 플라스티쿠스’(Homo Plasticus)라 부르는 것도 플라스틱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인류를 빗댄 말이다. 플라스틱은 쓰이지 않는 분야가 없을 만큼 워낙 광범위한 만큼 환경오염도 그만큼 크다.

특히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한 생수 페트병이 인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상황은 쉽지 않다.

해결 방안은 재활용 확대다. 플라스틱 재활용 강화와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일이다. 또 대체 소재 개발을 통한 생분해성 소재나 자연 친화적 대체재를 개발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소비자 교육을 통해 플라스틱 사용의 문제점과 재사용, 재활용 등 책임감 있는 소비를 유도한다. 정부가 규제 강화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 규제 강화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또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제품 생산을 유도하고, 환경친화적 포장과 생산 방법, 지역 사회와 협력하여 플라스틱 쓰레기 수거와 정화 활동을 통해 환경 보호를 강화하는 방안도 나온다.

전 세계 생수 페트병 소비량은 매년 약 500억 개 이상으로 추정한다.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은 생수 시장이 워낙 크고 생수 브랜드가 다양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 중국, 인도, 브라질 등도 생수 소비가 높은 국가다.

문제는 플라스틱 페트 생수병이 지구 해양환경 생태계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다. 특히 해양환경 생태계 오염이 매우 심각하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대부분 해양으로 흘러가 해양 생물과 서식지를 오염시키는 주범이다.

해양으로 유입된 플라스틱 조각들을 해양생물체들이 섭취하는데, 플라스틱 조각이 소화기관에 축적되면, 먹이 사슬을 통해 또다시 축적된다. 이것은 다시 사람과 동물이 섭취하면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다양한 화학물질이 섞인 물질이다. 미세플라스틱은 분해과정에서 식수나 음식을 통해 인체에 흡수돼 장기적인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중 하나가 환경호르몬 장애다. 일부 연구에서는 플라스틱 화학물질이 인체 내 호르몬 시스템을 교란한다는 결과도 나와 있다.

현재 국제사회는 플라스틱 사용 저감을 위해 재생원료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식품용 페트병을 2025년까지 25% 감축하고, 2030년 30%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2025년까지 25%, 2030년까지 50%의 재생원료 의무사용을 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무색 페트병 재생원료 사용을 늘리기 위해 지난 7월 먹는 물·음료 업계와 폐플라스틱 재생원료를 10% 이상 사용하기로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여기에는 공기업인 서울아리수본부와 한국수자원공사가 민간기업으로는 롯데칠성음료(주), 코카콜라음료(주), 스파클(주), 동아오츠카(주), 산수음료(주), 서울우유협동조합, 매일유업(주) 등이 참여했다.

주로 먹는 물과 음료에 쓰는 무색 페트병은 이물질 함량이 낮아 고품질 재활용 원료가 된다. 무색 페트병은 분리배출·파쇄·용융 과정 등을 거쳐 페트병으로 재활용된다.

세계 각국이 친환경 생수 페트병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친환경 생수 페트병은 환경을 중시하는 유럽연합이 앞서 있다. 생수 산업도 지속 가능한 대안을 찾기 시작하면서 친환경 페트병도 재활용과 생분해성 소재로 만들어지고 있다.

또 하나는 유럽연합 소비자들이 환경친화적 페트병 제품을 선호하면서, 기업들도 친환경 생수 페트병을 속속 개발해 시장의 요구에 부응한다는 점이다. 유럽의 수질은 대체로 우수하지만, 지역별로 차이는 있다.

유럽 전역의 수돗물은 엄격한 기준에 따라 관리되고 많은 국가에서 안전하게 식수를 사용할 정도다. 우리나라는 유럽에 비하면 아직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다.

한국은 지난 8월 폭염과 여름철 고온 현상으로 물 소비가 급증하는 가운데, 강에 녹조가 생기고 정부의 수자원 관리와 수질 유지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친환경 생수 페트병 개발을 요구받고 있다.

여기서 유럽과 한국의 생수 페트병 차이점은 무엇이 다를까. 유럽은 생수 페트병 경량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평균적으로 병 무게가 0.5 리터다. 1 리터 페트병 무게는 약 15~20g으로 매우 가볍다. 무게가 가벼우면 플라스틱 페트병도 줄어들고 환경오염도 줄어든다.

한국 생수 페트병은 어떤가. 한국은 보통 20~30g으로 유럽보다 다소 무겁다. 무거운 이유는 제조 과정 차이와 브랜드별 차이 때문이다. 이런 무게 차이는 지역별 환경 규제와 소비자 요구, 제조 기술 등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한국도 병 무게를 줄이는 기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럽과 한국의 수질도 차이가 있다. 유럽은 다양한 호수와 강 같은 자연 수원(水源)에서 수돗물을 공급하는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수원 오염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한국은 주로 지하수와 하천수를 사용한다. 하지만,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산과 강, 하천 등이 오염된 지역이 많다.

수질이 오염되는 원인은 정수 처리 과정에서 일어난다. 유럽의 국가들은 매우 엄격한 수질 기준을 적용한다. 최신 정수 처리 기술로 수돗물 안전성이 상당히 높다. 한국도 수질 관리가 좋지만, 일부 특정 지역에서 수질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 유럽의 물은 미네랄 함량이 높다. 그래서 ‘미네랄 워터’가 보편화 되어 있고 각 지역별로 미네랄 함량도 다양하다. 반면에 한국의 수돗물은 미네랄 함량이 낮은 편이다.
유럽에서는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데, 수질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한국도 수돗물을 마시기는 하지만, 여전히 생수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

세계 기후는 해마다 점점 더워지고 있다. 유럽도 40℃를 넘었고, 한국도 35~40℃를 오르내린다. 따라서 생수와 페트병 사용량도 급증할 것이다. 어느 나라가 먼저 친환경 페트병을 개발하고 환경오염을 줄이느냐에 따라 인류가 살아가는 지구환경은 ‘죽느냐 사느냐’(To Be Or Not To Be)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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