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토종 '섬진달래', 일본 種과 다른 특산 신종 밝혀냈다

국립수목원, 학명은 정태현 교수 이름 따 'Rhododendron tyaihyonii' 명명

최득하 기자 승인 2024.09.25 07:59 의견 0

▲ 산림청 국립수목원이 지난 2015년 전라남도 여수시 무인도에서 발견된 섬진달래의 학명을 우리나라 식물분류학의 선구자인 하은(霞隱) 정태현 교수의 이름을 따서 Rhododendron tyaihyonii로 새로이 명명했다. [사진출처=산림청 국립수목원]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임영석)은 지난 2015년 전라남도 여수시 무인도에서 발견된 섬진달래의 학명을 우리나라 식물분류학의 선구자인 하은(霞隱) 정태현 교수(전 성균관대학교 교수)의 이름을 따서 Rhododendron tyaihyonii로 새로이 명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학명 부여는 우리나라 식물분류학 연구의 역사적 인물을 기리는 동시에, 우리 자생식물에 대한 생물 주권을 국제적으로 선언하는 의미 있는 조치로 평가된다.

하은 정태현 교수(1882~1971)는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 자생식물의 한글 이름을 체계적으로 기록한 「조선식물향명집」의 주저자로, 우리식물에 대한 독자적인 이름을 부여함으로써 식물 주권을 수호하려던 선구자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 국문으로 발행한 우리나라 최초의 식물도감인「한국식물도감」을 저술하였으며, 그의 업적을 기리는 ‘하은 생물학상’은 국내 생물학계에서 가장 긴 역사와 전통을 가진 권위 있는 학술상으로, 순수생물학 분야에 업적이 뚜렷한 연구자들에게 수여되고 있다.

섬진달래는 높이 1~2m 내외, 잎은 타원형이고 꽃은 노란색을 띠는 백색이 특징인 수종으로 일본의 혼슈(간토) 지역에 국한되어 자라는 Rhododendron keiskei var. hypoglaucum (ウラジロヒカゲツツジ)과 동일한 종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산림청 국립수목원, 국립창원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충북대학교, 일본 교토대학교와의 협력 연구를 통해, 한국에 자생하는 섬진달래의 계통적 독립성이 입증되었으며, 이를 통해 섬진달래가 한반도 고유의 특산 신종임이 새롭게 밝혀졌다.

이는 식물의 학명과 기원을 둘러싼 국제적 논의에서 우리나라가 더욱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임영석 국립수목원장은 “섬진달래의 학명에 하은 정태현 교수의 이름을 부여한 것은, 그가 우리나라 식물분류학계에 남긴 공로와 유산을 기리는 의미에서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이번 발견은 우리 식물의 고유성과 생물 주권을 확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며, 국립수목원은 앞으로도 우리 자생식물의 가치를 국제 사회에 널리 알리기 위한 연구와 보존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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